1995년 L.A. 에서

1995년 4월 30일, ‘세계복음화협의회’와 ‘한미 기독교영성운동협의회’가 공동으로 주최한‘1995 L.A. 세계선교대회’가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집회의 주강사로 초청받았다.

분당으로 깨질 위기에 있던 교회가

선교대회가 개최되기 전, 1995년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L.A. 지역의 40여 개 교회에서 동시에 지역별 연합성회가 개최되었는데 나는 본 성회의 준비위원장 O 목사님이 시무하는 H 장로교회에서 집회를 갖게 되었다.

그런데 L.A.로 출발하기 전에 우리 교회 성도들이 선교 헌금으로 사용하라고 나에게 준 돈이 있었다. 나는 출발하기 전에 주변 일꾼들에게“하나님께서 선교 헌금을 많이 역사해 주셨는데 이번에 꼭 필요한 곳이 있는 것 같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런데 내가 3일 동안 집회를 인도했던 H 장로교회는 작은 규모의 교회였다. 당시 60세가 넘은 O 목사님은 주변에서 도와주는 일꾼도 없이 혼자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3일 동안 100 여명 정도 모인 작은 집회였지만 나는 시간 시간 최선을 다해 말씀을 증거하였다. 큰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님 몇 분이 나를 강사로 모시려고 했는데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서 아쉬워하였다.

나는 이 교회에서 3일 동안 집회를 인도하게 된 것은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4월 29일, 집회 마지막 시간에 담임 목사님이 예배를 위해 기도하던 중

“하나님, 우리 교회에 물질이 어려운 것을 해결해 주십시오. 교회가 잘못하면 세상으로 넘어가겠습니다”라고 흐느끼면서 기도하는 것이었다.

그동안 강사로서 나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 기도 소리를 듣고 나니 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때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관하셨다.

“이 교회를 도우라. 내가 너에게 성도들을 통해 힘껏 선교 헌금을 하게 한 것은 이럴 때 사용하라고 한 것이 아니냐? 이 교회를 도우라.”

이 음성을 들은 나는 설교하던 중

“이 교회 부채가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하나님의 전이 세상 사람들에게 어려움을 당해서 되겠습니까? 제가 최소한의 힘이 되어 줄 테니 여기 전 성도님들이 힘을 합쳐 함께 동참합시다”

하면서 2만 불의 헌금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있어도 참을 수 있기에 하나님께서 이 교회에 보내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강사로 접대 받으려는 마음이 없었고

‘어떻게 하면 저 목사님을 도울 수 있을까? 목사님의 마음을 편하게 해 드릴 수 있을까?’하는 마음으로 가득하였다.

혹여 목사님이 나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거나 시간을 뺏기지 않으시도록 최대한 힘썼다. 집회 시간에는 우리 교회 찬양팀이 사회를 보고 찬양을 인도하며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고 충만함을 주기 위해 애썼다.

다음 날 4월 30일, 주일 아침이 되었는데 O 목사님이 풀이 죽은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목사님, 어제까지 집회는 그나마 목사님을 알고 있는 외부 교회 성도들이 참석한 것이었구요. 우리 교회 성도들은 다 떠났을 것입니다. 오늘은 교회에 가 보나 마나입니다.”

내가 깜짝 놀라 사연을 들어 보니 이 교회의 부교역자가 목사 안수 시험에 떨어지면서 담임 목사님을 원망하고 사표를 제출하였고, 장로는 장로대로 목사님에게 반발하며 서로 등지고 갈라져 있어 교회가 어수선한 상태였다.

더구나 교회가 부채로 인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성도들은 힘을 잃어 소생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예배 시간이 되어 성전에 들어가 보니 성도들이 다 떠난 것이 아니라 가득 앉아 있었다.

성가대석도 가득 차 있었고 성도들의 얼굴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이 교회 사정을 아시고 교회를 살리기 위해 나를 보내어 생명의 말씀으로, 물질로 목사님의 형편을 돕게 하셨던 것이다.

’95 L.A. 세계선교대회

4월 30일, 하나님의 은혜로 세계선교대회가 성황리에 마치게 되었다. 며칠 후 미주 크리스찬 신문을 보니

『 지난 4월 30일 약 50여 명의 부흥강사와 8,000여 명의 성도들이 한자리에 참석하 여 다문화 종족 대화합을 위한 부흥집회가 은혜스럽게 성료되었다.

이 대회 주강사로 초청된 이재록 목사는‘우리 모두 하나 되자’라는 주제 아래‘믿음 안에서 지역, 인종, 문화를 초월해 우리는 한 형제이니 결집된 신앙을 토대로 세계 복음화의 기틀을 만들자’ 』 라고 강조했다.

이 대회의 구호‘땅 끝까지 복음을 증거하자, 천사의 도시로 만들자,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제창하는 무리들의 목소리는 컨벤션 홀이 떠나갈 듯 울렸다”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L.A. 지도자급 300여 명이 모인 조찬 기도회에도 참석하였는데 동행한 우리 교회 찬양팀과 예술 선교단의 아름다운 무용으로 참석한 이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눈물을 흘리며 감동받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날 축제에서

또한 그해 1995년 9월, L.A. 코리아타운 제22회‘한국의 날’ 축제에 한국측을 대표하여 명예대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나는 기념탑 건립 행사에 참석하여 대표기도를 하였고, 교포 위안의 밤에 개회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꽃마차 퍼레이드에 참석하였다. 모두 4필의 말이 준비되어 있었는데 이 마차는 특별한 손님을 태운다고 하였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민망한 마음으로 마차를 타고 퍼레이드 행사에 참여하였다.

마차 뒤에는 퍼레이드 행사 차량이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명예대회장으로 이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훼방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L.A. 교민회에서는 이사회 모임을 갖고 명예대회장인 나에 관해 유언비어를 배포하며 훼방하는 자들을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항의 성명서를 신문에 발표하였다.

하나님께서 생각지 않은 곳에 예비해 두신 사람들을 통하여 사단의 역사가 평정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