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전화 사서함을 통해서도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역사는 무생물인 기계를 통해서도 거침없이 나타났다. 1994년 9월, 조일곤 집사 부부는 음성정보 서비스의 일종인 ‘음성전화 사서함’을 교회에 헌물하였다. 조일곤 집사는 우리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민선교원에 다니고 있던 딸이 기도 받고 중이염을 치료받았으며 자신도 만성 피부염을 깨끗하게 치료받았다.

이 부부는 하나님 은혜에 감사하여 버튼만 누르면 기도를 원할 때마다 받을 수 있는 ‘음성전화 사서함’을 교회에 설치하였다. 하나님께서는 이 음성전화 사서함 기도를 통해서 강한 성령의 역사로 함께 해 주셨기에 간증이 넘쳐났다.

1996년, 이달용 집사 가정에는 2개월 된 아기 정택이가 있었다. 시누이인 이복순 자매가 아기를 돌보고 있었을 때 거봉 포도 한 알이 아기 입 안으로 들어가는 사건이 일어났다. 아기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기 시작하였으니 포도알이 기도(氣道)로 흡입되었던 것이다.

놀란 이복순 자매와 아기 엄마가 급히 B 병원 중환자실에 갔다. 검진 결과 포도알이 오른 쪽 폐에 들어갔기에 피가 고여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왼쪽 폐가 비대해져 호흡 곤란으로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아기는 초점이 흐려지고 망막이 말라 가면서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산소마스크도 소용없었고 호흡이 정지되었다. 전기충격으로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하였지만, 30분이 채 안되어 심장이 멈추기를 반복하였다.

아빠인 이달용 집사는 삼성의료원에서 아기의 생사여부를 책임질 수 없다는 조건부로 입원 허락을 받았다. 그런데 병원을 옮기고자 하니 의사가 반대했다. 혹시 아기가 살아난다할지라도 뇌가 이미 변성 되었기에 정신박약이나 지체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아기를 고생시키지 말고 그냥 맡겨놓고 가라는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아기를 삼성 의료원에 입원시켰지만 아기가 심한 탈수현상으로 혈관을 찾지 못해 주사를 놓을 수 없었다. 의사는 아기가 너무 어려 수술할 수가 없으니 살아날 가능성이 없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런데 3시간 만에 혈관 3 개를 찾게 되자 의사는 상태가 호전되면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포도알을 뽑아내자고 했다. 그러나 그 시술방법 또한 50% 위험 부담이 있으니 수술 여부를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당시 이달용 집사님 부부는 하나님을 믿지 않고 있었다. 시누이 이복순 자매의 권유로 이 집사님 부부는「음성전화 사서함」을 통해 환자기도를 받았다. 그리고 이복순 자매가 3일 금식하며 기도하겠다고 하니 이달용 집사님도 3일 금식을 하면서 매일 음성전화 사서함 기도를 받았다.

이때부터 아기는 점점 생기를 되찾아 갔다. 3일 금식이 끝날 무렵 중환자실에 있던 아기가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입원한 지 1주일 만에 죽을 수밖에 없었던 아기가 살아난 것이다. 뇌에 이상이 있어 혹시 살아난다 해도 정상인이 될 수 없다고 했는데 아기의 뇌 검사 결과 정상이었고 폐 속에 있던 포도 씨까지 깨끗하게 사라졌음이 판명되었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불로 녹여주셨던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전지전능하신 능력을·믿게 된 이달용 집사님 부부는 우리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 아들 정택이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으로 학교에서나 교회에서도 모범생이다.

긴축을 주관 받고

1995년 12월,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 나라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올 것을 알려 주시면서 긴축하라고 말씀하셨다. 1996년 1월 28일, 직원헌신예배에 나는 <긴축을 통한 축복>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증거하며 교회 각 분야에 긴축해 나갈 것을 당부하였다. 그동안 나는 교회에서 나오는 매달 사례비나 목회 활동비 등 어떤 명목으로도 주어지는 경비든 내가 써 본 일이 없었다. 하나님 앞에 고스란히 헌금으로 드렸던 것이다.

기도받고 치료 받거나 은혜 받은 사람들이 나에게 감사 표시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나는 최대한 모아 헌금을 드리기에 힘썼다. 하나님께서는 늘 나에게 많은 물질 축복을 주셨지만 절제하고 긴축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었다.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한 사람이라도 더 구제할 수 있고 선교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교회 형편도 여유가 없었지만 농어촌 개척교회, 미자립 교회 등 우리 교회에 지원 요청을 하는 곳은 적은 액수일지라도 교파를 초월하여 지원하고 있었다.

나는 우리 교회 성도들 가운데 직장이 없어 굶주리거나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최대한 구제하기에 힘썼으며 장학 사업을 해 왔다. 생활이 어려운 가정에는 구제가 나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교회를 개척한 후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나는 종이 한 장도 아껴 사용했고 나를 위해 쓰는 돈은 이발소 가는 일 외에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옷도 성도들이 공급해 주는 것을 입었고 구두나 양말, 속옷 등도 5-6년이 지나 닳아 헤어질 때까지 계속 사용했다.

어쩌다 식사를 사 먹어야하는 경우는 김치찌개나 자장면이면 족했으며, 콜라 한 병도 나를 위해서는 사 먹지 않았다. 물론 나도 고급 음식이나 좋아하는 것들이 어찌 없겠는가마는 나를 위해 쓰는 돈은 너무나 아까웠던 것이다.

lMF 시대가 도래하고

1997년 11월 2일, 주일 예배 시간에 나는 “교회 경비실에 토큰을 많이 구입해 놓았으니 성도님들 가운데 교통비가 없거나 학생들이 학교 갈 때 교통비가 없으면 마음대로 가져다 사용하세요.” 라는 광고를 하였다.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에 IMF는 생소한 단어였다. 나도 IMF라는 용어는 알지 못했지만 앞으로 나라에 경제적인 어려움이 올 것을 하나님께서 알려주셨기에 형편이 어려운 성도들을 위해 우선 교통비를 지원하였다.

이 광고를 하고 한 달이 채 안 되어 언론은 lMF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보도하였다. 1997년 11월 21일,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린 정부가 IMF에 구제 금융을 신청하면서 한국 경제는 격변의 소용돌이에 빠져든 것이다. 그동안 고성장을 구가하였던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로 나안게 되었다.

나 역시 생활 속에서 긴축하기에 힘썼다. 사택 가족들에게 식사 때마다 세 가지 반찬이 넘지 않게 하였고 시장에 세 번 갈 것을 한 번만 가라고 당부했다. 성도들 가정이 어려우니 같이 사택도 근검절약에 동참해야 한다고 당부하였다. 나는 평일에는 사택을 떠나 기도처에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고추장과 간장에 비벼 먹는 것으로 만족했다. 사택은 성도들이 섬김의 손길로 공급해 주는 것으로 풍성했지만 나 자신뿐 아니라 사택도 삼가 절제하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