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63 )평소 국가의 법을 잘 지킬 것을 강조했지만

평소에 나는 하나님의 법인 성경 말씀뿐 아니라 이 나라 법도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모두 지켜야할 것을 강조하였고 실제로 성도들이 법을 잘 지키면서 살아왔다. 그런데 이날 일부 성도들이 자제하지 못하고 순간에 법을 어김으로 말미암아 우리 교회는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아무리 할 말이 있어도 일단 법을 어긴 것은 잘못된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주조정실에 있는 성도들을 진정 시키고자 부목사인 주현권 목사가 작업대에 올라가서 “사람이나 기계를 다치거나 만지지 마세요. 빨리 이곳을 나가 주세요.” 하며 소리쳤다.

그런데 이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는데 주현권 목사가 폭도들을 조직적으로 지휘하는 것처럼 보도되었다. 방송사 측에서는 방송 사옥에 들어온 성도들은 무조건 폭도로 몰아붙였기에 목사님의 음성은 삭제된 채 제스처만 화면으로 편집되어 나가니 사실과는 정반대로 보도된 것이다.

보통 방송국에 가면 모니터 뒤에 배선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주조정실 책상 위에는 작업 도중이었던지 몸통과 렌즈를 분리시킨 큰 카메라가 펼쳐져 있었다고 한다.

이날 성도들이 주조정실 기물을 파괴한 것이 없었는데 뉴스에서는 모니터 뒤에 연결된 배선들이 펼쳐져 있어 어지럽게 보이는 광경과 몸통과 렌즈를 분리시켜 놓은 카메라를 보여주면서 기물들을 심하게 파손시켰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였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기물을 파손시켰다는 보도를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안전팀에서 봉사하고 있던 이강준 집사도 마찬가지였다. “여러분, 진정하시고 빨리 밖으로 나가 주세요.”하고 소리쳤는데 마치 폭도들을 조직적으로 지휘한 모습으로 보도되었다. 성도들이 곧 밖으로 철수하였고 1층에 내려와 그곳에 있던 20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찬송을 부르며 기도하다가 새벽 1시 경에 자진 해산하였다.

평소 어찌하든 법을 지키며 악을 버리며 선하게 살아가던 대다수 우리 교회 성도들이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와는 정반대의 이미지로 언론에 보도되었으니 너무나 안타깝고 슬픈 일이었다.

어찌되었든 이로 말미암아 우리 교회는 방송사를 장악하고 방송을 중단시켰다는 극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안게 되었다. 물론 우리 교회에서 사전에 계획한 일도 없었고 전혀 예측하지 못한 우발적인 사건이었지만 국민 앞에 마땅히 사죄해야 할 일이었다.

우리 교회에서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신문 등 각 일간지에 방송 중단 사태로 사회적인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사과 말씀을 게재하였다.

그러나 우리 교회 입장에서 볼 때 의문이 드는 것은 별다른 검증없이 한 대형 교회를 사이비 이단으로 정죄하는 방송을 일방적으로 송출하고 있는 시점에서 성도들이 항의 시위를 하러 올 수 있다는 것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방송사 측에서 경찰력 등을 동원하여 방비했다면 성도들이 쉽게 방송국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언론에서는 마치 우리 교회에서 계획적으로 이 사건을 주도한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갔다. 그러나 경찰은 이날 방송국에 갔던 수십 명의 성도를 소환하여 조사를 했지만 단순히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었다는 것이 드러날 뿐이었다.

우리 교회에서 사심을 품고 이탈한 사람들이 만든 시나리오 제보를 토대로 제작된 방송으로 말미암아 교회적으로나 각 성도 가정에서 입은 피해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 사건 후 주일 예배 인원이 많이 줄어들었다. 졸지에 이단 사이비 폭력 교회가 되었기에 각 가정에서 성도들이 핍박을 받고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했으며, 이혼을 당하는 성도들도 있었고 학생들은 학교에서 왕따가 되었다.

엉뚱한 제보에 성실한 시민도 직장을 잃고

당시 유익선 집사는 양청 경찰서에서 경장으로 근무하던 경찰관이었다. 20년 경찰 경력을 갖고 있던 그는 직장에서도 성실함으로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열심히 전도에 힘써 성도들의 본이 되는 신앙인이었다.

그런데 교회 이탈자 중에서 유익선 경장을 구속시키고자 경찰과 방송국에 엉뚱한 제보를 하였다. 그 내용인즉 유익선 경장은 교회 핵심 인물로 이번 난입 사건을 깊이 주도한 인물이며 사건 당일 방송국에 성도들과 같이 들어갔다는 제보였다. 현직 경찰이 앞장서서 이번 사건을 주도했다니 언론에서는 뉴스 꺼리가 될 만 했다.

경찰은 유익선 경장을 소환하여 조사하였다. 언론과 방송에서는 현직 경찰관이 의도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사건을 몰아갔다. 5월 17일 M 방송 뉴스 데스크는 이 사건을 크게 보도하였다.

“양천 경찰서 소속 유 모 경장이 문화방송 난입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조사결과 유 경장은 사건 당일 근무를 마치고 교회에 와 있었으며 신도들이 문화방송에 난입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조사 결과 유익선 경장은 당일 방송국에 가지 않고 교회에 있었다는 것과 성도들이 방송국으로 이동할 때 이러한 움직임을 방송국에 전화로 알려서 대비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방송이 나가고 있을 때 유 경장은 교회에서 있었기에 방송 중단 사건이 일어났다는 것도 알 지 못한 상황이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유익선 경장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청구> 중재 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중간 과정에서 타의에 의해 중재신청을 취하할 수밖에 없었다. 한 달 반 동안 유익선 집사를 조사하였지만 혐의를 발견하지 못한 경찰은 아무 혐의가 없는 것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유익선 경장은 그 후 1년 6개월 동안 경찰관으로 근무하였는데 감시 대상이 되었으며,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를 견디기 어려워 명예퇴직을 선택하였다. 20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던 평범한 시민이 엉뚱한 제보로 조사대상이 되었고, 결국 옷을 벗고 직장을 잃었던 것이다. 유익선 경장은 명예훼손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