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회 주최 측 준비 위원회 목사님들과 많은 기자들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고 있던 윌슨 존 길 목사님과 딸 신시아가 달려와 반겼다. 윌슨 존 길 목사님의 딸 신시아는 이곳 라호르에서 살고 있다. 신시아는 1999년 7월에 대장폐쇄를 동반한 셀리악이란 질병에 걸려 라호르 라쉬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었다. 당시 입원해 있던 어린 소녀 신시아의 사진을 보면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이었다. 병원에서는 급히 수술하지 않으면 사망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만 몸의 상태가 수술을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이때 신시아의 언니 마리아가 한국에 있었는데 믿음을 갖고 우리 교회에 찾아왔다. 99년 7월 23일, 마리아가 동생 신시아의 상황을 설명한 후 신시아의 사진에 기도해 주기를 요청하였다.

이때 하나님께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역사해 주셨다.

내가 신시아 사진 위에 기도를 해 주었는데 그날 이후 신시아가 눈에 뜨게 호전되어 병원에서 퇴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공항에 나와 활짝 웃는 얼굴로 반기고 있는 신시아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깡마른 어린이가 아니라 건강한 소녀로 성장해 있었다.

라호르 시내에 들어서니 거리 곳곳에 대형 포스터가 성회 소식을 알리고 있었다. 언론을 통해 홍보가 많이 되고 있었는데 이슬람교도들의 저항으로 곳곳에서 홍보 포스터가 찢겨나갔으며 폭탄 테러하겠다는 위협 등이 들어왔다고 하였다.

집회가 시작되기 전날인 10월 18일, 준비위원회 측에서 마련한 환영 만찬회가 아바리 국제호텔에서 있었는데 문화 체육, 청소년, 관광부를 담당하는 S.K 트레슬러 장관을 비롯하여 펀잡주의 법무부 장관, 전 파키스탄 대법원장 등 파키스탄 주요 인사들이 많이 참석하였다.

그런데 만찬이 시작되기 전 나도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파키스탄 펀잡주의 이슬람 최고 의원인 압둘라씨가 휠체어를 타고 만찬에 참석했는데 자신의 불편한 다리를 위해 나에게 기도 받고자 요청하는 것이었다.

무슬림은 기독교인과 접촉하는 것조차 통제하고 있는데 더구나 회교도 수장이 내 앞에 와서 기도 받는다는 것은 매우 큰 결단이 필요한 일이었다. 나는 근엄하게 보이는 이슬람 수장에게 기도해 주면서 이번의 영적인 싸움은 이미 예수 그리스도가 승리하였음을 하나님께서 표징으로 알려주신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번 성회는 회교국가에서 열리는 만큼 파키스탄 정부의 도움이 없이는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하나님께서 여러 도움의 손길을 예비하고 계셨던 것이다.

굳게 닫힌 철문을 사이에 두고

10월 19일 오전 9시, 목회자 세미나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 아침에 갑자기 세미나가 최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세미나 장소인 철도청 스타디움이 봉쇄되었다는 것이다. 그동안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집회 장소 허가를 받았으며 아무 차질없이 준비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내가 타고 있던 차가 집회 장소에 도착해 보니 무장한 경찰들이 문을 잠근 채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다. 우리 선교팀 일꾼이 문을 열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니 경찰이 움찔하였던지 내 차와 뒤따르던 경호팀 차만 들어갈 수 있도록 철문을 열어주었다. 다시 스타디움 철문은 굳게 닫혔고, 총과 수류탄을 소지한 무장 경찰들이 먼 거리에서부터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버스들의 진입을 막으며 집회를 통제하고 있었다.

회교도들이 주정부에 집회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자 정부가 안전상의 이유로 이 집회를 취소했다는 것이다. 이미 운동장 안에는 철문이 봉쇄되기 전, 일찍 도착한 현지 목회자들이 믿음의 찬양과 기도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경찰들의 저지는 더욱 심해졌다. 먼 지역에서 수십 시간에 걸쳐 버스를 타고 온 많은 사람들이 경찰의 통제로 운동장 근처에도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왔다. 멀리 철문 밖에서도 사람들의 찬양과 기도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고 있었기에 하나님께 맡긴 채 조용히 기도하였다. 기도하였을 때 “어느 누구도 이 집회를 방해하지 못할 것이며 12시가 되면 철문이 열릴 것”이라는 응답이 왔다.

“12시가 되면 세미나가 시작될 것이니 염려하지 마세요.”

나는 일꾼들에게 평안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무장한 경찰들이 가로막고 있었고, 나타나는 변화는 없었지만 함께 했던 선교팀 일꾼들도 한결같이 “12시가 되면 세미나 시작된다” 는 믿음을 고백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운동장 안에 있던 우리 선교팀과 현지인들이 2식간 이상 계속 찬양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손길을 통해

그런데 이 믿음의 고백대로 12시가 되면서 굳게 닫혀 있었던 스타디움 운동장 철문이 거짓말같이 활짝 열렸다. 수천 명의 목회자들이 물밀듯이 들어왔는데 두 손을 흔들며 환호하며 당당하게 들어오는 모습이 마치 전쟁에 승리한 개선장군처럼 보였다.

세미나가 봉쇄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S.K 트레슬러 장관이 주정부 관계자들과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집회가 다시 열릴 수 있도록 중재한 후 세미나 장소로 급히 달려온 것이다. 트레슬러 장관은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하려고 했는데 이 소식을 듣고 비행기 시간도 연기시켰다고 하였다. 멀리 외곽 지역에서 집회가 열리기를 안타깝게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환호하며 달려온 것은 물론이다.

곧 시작된 목회자 세미나 첫 시간에 S.K 트레슬러 장관이 축사를 해 주었으며, 나는 십자가의 도에 관한 말씀을 전하였다.

2일 간의 세미나를 통해 나는 교회 성장 비결과 십자가의 도에 관해 전하였으며, 수많은 치유 역사가 나타났다. 내가 환자 기도를 하였을 때 귀신에 사로잡혀 몸을 뒤틀고 있던 소녀에게서 귀신이 떠나갔고, 14년 동안 고통 받고 있던 종양 덩어리가 사라진 사람, 귀가 들리지 않았는데 들리기 시작하는 사람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일시에 치료받아 간증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렸다.

이 세미나 소식은 국영 TV 등 방송과 언론과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빠르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