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두바이에 가라고 말씀하셨다. 두바이는 이미 2000년 우간다 성회가 끝난 후 하나님께서 앞으로 두바이에 갈 것을 알려주셨기에 마음에 품고 기도하고 있었다. 당시만 해도 나는 두바이는 들어본 적이 없었기에 낯선 지명이었다.

2001년 케냐 성회에 다녀올 때 두바이 공항을 경유하였기에 처음으로 두바이 땅을 밟았다. 공항에 머무르는 동안 나는 “아버지여! 이 땅을 통해 크게 영광을 받으소서” 라고 기도하였다.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제2의 도시로서 우리나라가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는 나라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일곱 번 성회가 양적인 집회였다면 이제부터는 질적인 집회가 될 것이며, 두바이 집회는 단순히 집회를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에 생각의 틀을 깨뜨려야한다고 말씀하셨다. 나를 고위층에 알리시고 때가 이르러 대성전 건축이라는 하나님의 섭리를 이루게 하심이 목적이셨던 것이다.

인도 집회에서 은혜를 받은 두바이 현지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준비위위회가 구성되었다. 두바이 당국으로부터 집회 허가를 받은 후 2003년 4월 2일부터 4일까지 하이야트 호텔 국제 회의장에서 ‘한국 기독문화 축제’ 를 준비하였다. 한국의 전통 무용과 음악을 아랍인들에게 소개하여 양국의 친선을 도모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자 계획된 것이다. 물론 교회에서 집회를 할 수는 있지만 무슬림인들은 집회에 오고 싶어도 교회에 올 수가 없기에 장소를 호텔로 정한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이 집회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관 받았지만 주변 일꾼들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 믿음으로 끝까지 준비하도록 했던 것이다.

두바이는 외국인들이 많아 다른 중동 국가들에 비해 개방적인 분위기이지만 이슬람국가이기에 현지 아랍인을 상대로 전도하는 것은 엄격히 법으로 금하고 있었다.

집회 전날, 우리 선교팀이 두바이에 도착하였을 때 두바이 당국으로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집회를 취소하라는 통보가 왔다. 당시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어 세계정세가 불안한 요인도 있었지만 우리 측 일꾼이 우연히 호텔에 시찰 나온 두바이 왕세자(현재 두바이 왕)를 만나게 되어 그에게 집회에 초대한다는 초청장을 보여 준 것이 실수였다. 무슬림인 왕세자가 기독교 집회인 것을 알고 취소 명령을 내렸던 것이다.

철저한 경찰의 감시 속에서도

4월 2일, 100 여명이 넘는 경찰이 호텔 주변에서 겹겹이 검문검색을 하였다. 집회에 참석하려고 초청장을 갖고 온 방문객들을 돌려보냈을 뿐 아니라 우리 선교팀 일행도 감시하였던 것이다. 이 검문검색은 우리가 두바이를 떠나던 4월 5일까지 계속 되었다.

원수 마귀는 최고의 권력층을 통해 우리 손과 발을 다 묶어 놓고 집회가 열리지 못하도록 훼방하면 일이 모두 끝날 줄 알았지만 하나님의 섭리는 조용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음 날, 두바이 시내에 있는 이슬람 복지기관인 장애인 클럽에서 집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온 것이다. 우리 팀은 호텔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들을 자극하지 않도록 삼삼오오 짝을 지어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어느 스포츠 센터에 장애인들이 모여 있었다.

예정에 없던 갑자기 이루어진 집회였기에 숫자는 얼마 안 되었는데 휠체어나 목발없이는 걸을 수가 없는 중증 장애인들이었다. 얼굴만 빼놓고 검은 차도르로 온 몸을 감싼 이슬람교도들이었다.

여기서 나는 약 15분 동안 짧게 복음을 전한 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는데 하나님의 역사가 크게 나타났다. 걷지 못하던 사람이 걷고 듣지 못하던 사람의 청력이 회복되었으며 뇌성마비로 꼬여있던 몸이 풀어졌던 것이다.

이 짧은 시간의 집회가 우리 팀이 두바이를 떠나던 날 16개국을 커버하는 ZEE TV를 통해 두바이 전역에 방송되었다. 이 집회뿐 아니라 지금까지 개최되었던 연합성회 소식도 계속 방영되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내가 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동안 하나님의 권능의 역사들을 사모한 사람들이 경찰의 경계망을 뚫고 계속 나를 찾아왔다. 집회가 있으면 준비하느라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는데 집회가 없으니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가 있었다.

인도에서 온 쉴라 디와커 라는 여자 성도는 교통사고로 오랫동안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 몸에 힘이 없어 움직이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그런데 나를 찾아와 기도 받은 후 그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다녔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언론에서도 우리를 돕고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오메르 야씬 박사는 언론인이 부인과 딸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2살 때부터 뇌수막염을 앓고 있던 딸이 언어 장애로 30년 동안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나에게 기도받자마자 “땡큐”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난생 딸이 처음 말하는 것을 본 이 부부는 너무나 놀랐고 감격하였다. 오메르 박사는 딸이 치료받은 이야기를 신문에 실어 알리겠다고 하였다.

이곳에서 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앞으로 중동 선교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바쁜 일정을 보낸 후 귀국하였다.